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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김동한이 쓰는 ‘꿈꾸는 다락방’

입력 | 2013-09-05 07:00:00

두산 김동한은 ‘꿈꾸는 다락방’을 읽고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꿈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 그 기회를 잡는 것은 그의 몫이다. 스포츠동아DB


그만두고 싶었을때 접한 책속의 교훈 처럼
3년간 2군 전전했지만 절대 포기란 없었다
지난 3일 김재호 대신 출전 수훈선수 인터뷰
매일 꿈꿔왔던 그 장면 드디어 현실이 됐다


“꿈을 꾸니 이뤄지네요.”

스티브 잡스, 닐 암스트롱, 버락 오바마, …. 세상을 바꿔놓은 이들의 공통점은 원대한 꿈을 꿨다는 것이다. 단순히 꿈만 꾼 게 아니다.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했고, 끝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두산 김동한(25)도 꿈을 꿨다. 대학 때는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고, 졸업한 뒤에는 프로구단에 지명을 받고 싶었다. 프로선수가 된 후에는 1군 무대에 서고 싶었고, 1군 무대에 데뷔한 뒤에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멋진 활약을 펼치고 싶었다. ‘수훈선수로 뽑혀 생방송으로 인터뷰하는 내 모습’은 언제나 꿈꿔왔던 장면이었다. 그 꿈은 마치 기적처럼 하나씩 이뤄졌다. 동국대 시절 국가대표가 됐고,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2011년)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 날짜는 2012년 9월 8일 대구 삼성전. 여기에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더 추가됐다. 2013년 9월 3일 대전 한화전이다.

이날 김동한은 김재호가 급체로 경기에 뛸 수 없게 되자,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장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2타수 2안타 2볼넷 1도루로 맹활약하며 수훈선수가 됐다. 경기 후 그의 핸드폰은 쉼 없이 울렸다. 100통이 넘는 축하 문자를 받은 뒤 ‘내 생애 이런 날도 오는 구나’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아들의 활약상에 부모님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는 소식이 가장 기뻤다.

4일에도 김동한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는 경기 전 “선발출장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가진 능력의 100%가 아닌 200%를 발휘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운도 따라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물론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운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잘하기 위해 2군에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고비가 없었던 게 아니다. 지난 3년간 1군에 올라왔다가 그라운드를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고 2군에 내려가는 일의 반복이었다. 두산의 선수층이 너무 두꺼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고, 고민은 나날이 깊어졌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동한은 “대학 시절 야구를 너무 못해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때 우연히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읽게 됐는데, ‘꿈을 꾸면 이뤄진다’는 내용이었다. 그 책처럼 꿈을 꿨더니 거짓말처럼 하나씩 이뤄졌다. 수훈선수가 돼서 생방송으로 인터뷰하는 장면도 매일 꿈꿔왔던 거였다. 어제(3일) ‘야구를 포기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의 다음 꿈을 물었더니 “야구장에 오래오래 있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가 좋아서 선택한 야구잖아요. 1군이든 2군이든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나중에 대주자가 됐든, 대수비가 됐든, 대타가 됐든 야구를 할 수만 있다면 만족합니다. 대신 주어진 기회에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게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는 길이잖아요.”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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