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후반까지 앞서다 패배… 4강행 좌절 코치에 맡긴다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 다급해지자 직접 작전판 들고 지시
모비스가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추어 농구 최강전 8강에서 경희대를 76-73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모비스는 21일 고려대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두 팀의 경기는 프로와 대학 최강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팀이고, 경희대는 대학리그 정규리그에서 최근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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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을 지휘하느라 두 달 넘게 소속 팀 모비스를 비웠던 유재학 감독은 4쿼터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자 직접 작전판을 들고 지시하기도 했다. 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가 팀을 비운 사이 코치들이 이번 대회를 준비했기 때문에 작전 지시도 코치들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했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베스트5에 뽑히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경희대 가드 김민구(12득점, 5리바운드)는 아시아선수권에서 11일 동안 9경기를 치른 강행군 탓인지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이면서 야투 성공률이 25%에 그쳤다. 김민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잘했기 때문에 계속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컸던 것 같다. 게다가 대표팀을 지도했던 유재학 감독님 앞이라 시험을 보는 기분으로 경기를 뛰어 평소 안 하던 긴장도 많이 했다”고 아쉬워했다.
유 감독은 리바운드에서 27-40으로 크게 밀렸으면서도 이길 수 있었던 원인을 프로의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경희대가 빠르고 무섭게 몰아치는 인상적인 농구를 했지만 프로 선수들은 한 시즌의 경기 수가 많아 승부처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준비가 잘돼 있다. 대학 선수들은 아직 그런 대비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우승 팀 상무는 인삼공사에 90-52로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상무는 21일 SK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