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민한. 스포츠동아DB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롯데의 경기. 8회말 한 투수가 불펜에서 마운드로 달려나오자 관중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손민한 아이가∼?”
NC가 6-3으로 앞선 상황. 손민한(37)은 NC 유니폼을 입고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NC 입단 후 ‘친정’ 롯데와의 경기에, 그것도 ‘고향’ 사직구장에 처음 등판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사직 마운드에 오른 건 2009년 8월21일 사직 LG전 이후 1458일 만이다. 당시 6이닝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손민한은 1997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009년까지 282경기에 등판해 103승 14세이브(72패)를 기록했다. 200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전까지 길고 길었던 롯데의 암흑기 속에서 그는 ‘전국구 에이스’로 활약했다. 당시 손민한은 부산 야구팬들의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인상 깊은 장면은 있었다. 2사 후 강민호는 타석에 서기 전에 헬멧을 벗고 옛 에이스, 그리고 한때 호흡을 맞췄던 배터리 파트너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손민한도 눈빛으로 그 마음을 받았다.
사직|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