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사건 연루… 경찰, 한강 수색 나섰지만 못찾아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오전 5시 45분경 경찰 112신고센터로 김 전 의원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전날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반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의 지인으로 알려진 신고자는 “김 전 의원이 오전 3시경 카카오톡으로 ‘억울하다, 죽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112에 신고했다. 또 “불안해서 찾아다니다가 평소 김 전 의원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을 혼자 자주 찾던 것이 떠올라 와보니 김 전 의원의 차가 주차장에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6시경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으로 출동해 신고자를 만나 김 전 의원의 차를 확인했다. 차 안에는 휴대전화와 여벌의 옷이 있었고 앞 정박장에 세워진 요트 안에서 김 전 의원의 신발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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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현관문 우유투입구에서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가족에게 남긴 1장에는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머지 2장은 검찰에 보내는 내용으로 ‘서○○ 부장(검사)님, 박○○ 검사님 미안합니다’라며 ‘참 정의롭고 열심히 하는 검사를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고 좋았습니다’라고 썼다. 또 ‘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남긴다’고 썼다.
김종률 전 의원이 검찰에 남긴 유서. ‘서○○ 부장(검사)님, 박○○ 검사님 미안합니다’라고 시작하는 유서에는 “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남긴다”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방어할 생각도 했으나 여기까지 오면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울하고 무력감, 이꼴 저꼴 보기 싫은 회의감만 있다. 제가 다 지고 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검찰 제공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고문을 맡고 있던 줄기세포 연구업체 알앤엘바이오의 금품전달 사건으로 11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알앤엘바이오의 라정찬 회장에게서 현금 5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아 2011년 1월 27일 오후 7시경 서울의 한 고급호텔 중식당에서 금융감독원 A 연구위원에게 전달하기로 했으나 중간에 빼돌렸다는 혐의(뇌물공여)를 받고 있었다. 회사의 부실회계를 덮어 달라는 명목의 뇌물을 전달하기로 했으나 ‘배달사고’를 냈다는 의혹을 받은 것. 김 전 의원은 11일 조사에서 “(연구위원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조사를 받던 이 연구위원은 11일 오후 10시 45분 무혐의로 풀려났다.
경찰은 12일 수중 수색작업을 오후 6시경 사실상 중단하고 13일 오전 8시 재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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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택·김성모·민동용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