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정치부 기자
뒤늦게 달려온 지도부의 한 의원은 “어떻게 지도부에 일언반구도 없이 저런 말을 할 수 있나”라며 황당해했다. 더구나 김한길 대표는 1시간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전 10시 시작되는 국정원 기관보고를 많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 터였다. 정 의원의 기자회견은 중도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지도부와 사전 상의 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국정원 기관보고는 오후 2시에야 지각 개회했다.
그사이 국조특위 국정조사 증인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강경파가 주축이 된 민주당 측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국 대사의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했기 때문이다. 긴급 조정에 나선 여야 원내지도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의 증인 출석,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보장받고 국정조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를 추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 반부터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반발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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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치고받던 민주당. 국정원 국정조사 국면에선 중도파와 강경파로 쪼개져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내부 정리도 안 되는 야당이 정부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까.
장강명 정치부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