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9일 월요일 맑음. 불꽃놀이. #68 Ash ‘Shining Light’ (2001년)
28일 밤 안개비에 싸인 경기 안산시 대부도 하늘에 불꽃이 솟아올랐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 제공
올해 낸 3집 표지에 안개에 포박당한 뉴욕의 마천루 사진을 내걸었던 미국 밴드 뱀파이어위크엔드가 무대에 오른 뒤 대부도를 감싸기 시작한 하얀 유령 같은 기운은 바통을 이어받은 영국 밴드 엑스엑스의 미니멀리즘 음악을 더욱 꿈처럼 만드는 묘약이 됐다. 영국의 노장 밴드 큐어의 3시간짜리 공연은 좀 지루하긴 했지만 이튿날 밤 등장한 미국 DJ 스크릴렉스는 우주선 조종석처럼 꾸민 무대에 올라 강렬한 전자음을 전자총처럼 쏴댔다.
축제의 주제가는 따로 있었다. 올해 그래미 신인상을 탄 미국 밴드 펀의 보컬 네이트 루스는 목캔디라도 장기간 복용한 것처럼 뻥 뚫린 목청으로 히트곡 ‘위 아 영’을 이번 축제의 주제가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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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안개에 수감돼 사라진 순간의 불꽃은 일생의 밤을 길게 가로지른다. 혜성 같은 소리의 빛과, 밤. ―안산에서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