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잉글랜드 퀸즈파그레인저스(QPR)에서 보낸 한 시즌은 차라리 악몽이었다. 7시즌 동안 우승 트로피를 수도 없이 들어올리며 정이 들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 2012∼2013시즌을 앞두고 QPR 이적을 택했지만 사실 최악의 선택이었다.
구단주이자 메인스폰서인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과 마크 휴즈 전 감독이 직접 방한해 박지성과 만나 이적을 설득할 때만 해도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듯 했다. ‘용의 꼬리’ 대신 ‘뱀의 머리’가 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건만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추억보다 굴욕적인 일이 많았다. 시즌 시작과 함께 주장 완장을 찼지만 팀은 연패 수렁에 빠졌다. 모든 책임은 박지성에게 전가됐다. 휴즈 전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은 해리 레드냅 감독은 대놓고 “팀이 부진한 건 고액 연봉자들 탓이다”고 비난했다. 핵심 멤버로 분류된 박지성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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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