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9년만에 최고 폭염-열대야동굴-폭포 등 지역특색 살린 피서 인기 “야간 오름 산행도 더위 잊기 좋아”
지역 주민들이 여름 물맞이 장소로 애용하는 서귀포시 소정방폭포. 올레코스에 포함되면서 이색 피서지로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탓에 시원한 용암동굴과 지하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풍혈(風穴)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암반을 흐르다 솟구쳐 오르는 용천수는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게 한다. 해양성 기후이기에 습도가 높은 바람이 불지만 한라산의 숲은 피서와 더불어 건강까지 챙겨준다.
○ 용천수에 냉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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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서 직접 바다로 물이 떨어지는 서귀포시 정방폭포 동쪽 300m에는 높이 5m가량의 ‘소정방폭포’가 있다. 지역 주민들의 물맞이 장소로 오랫동안 각광을 받은 곳으로 올레 6코스에 포함되면서 지금은 아주 유명해졌다.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고 비닐 옷을 입고 폭포수 아래에 서면 ‘두두두두’ 때리는 물줄기가 따가울 정도다. ‘천연 안마’를 받는 셈이다. 물맞이를 잠시 멈추고 바위에 앉으면 바다 위에 떠있는 무인도인 섶섬, 깎아지른 해안절벽 등 환상적인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 걸으면서 잊는 더위
제주의 용암동굴은 이미 천연 피서지로 널리 알려졌다. 관광객이 즐겨 찾는 만장굴, 쌍용굴, 미천굴 등은 여름철 필수 관광코스로 인기다. 동굴 내 온도가 15도 내외로 서늘하다. 동굴 외에도 제주에는 지하에서 올라오는 풍혈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제주의 풍혈은 화산이 폭발할 당시 용암이 굳으면서 쪼개진 틈인 ‘숨골’을 통해 흘러나오는 신선한 바람이다. 세계자연유산의 대표 장소인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에서 풍혈을 마주할 수 있다. 거문오름 탐방로인 분화구 코스에 있기 때문에 1∼2시간을 걸어야 한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탐방로’(4.6km)는 걸으면서 더위를 잊기에 제격이다. 용암이 흐른 암반 위에 자연림이 형성된 곶자왈 속을 다니면 지하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기운이 발을 타고 올라온다. 탐방로 반환점인 큰지그리오름(해발 598m)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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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