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 사회부 기자
15일 오전 경남도 실국원장 회의. 도지사 공약 및 지시사항 추진실적을 보고받던 홍준표 도지사가 윤성혜 복지보건국장이 “도지사 공약사항은 1건을 마무리했고…”라며 자료를 읽어가자 갑자기 “됐어요”라며 중단시켰다. 윤 국장이 잠시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윤 국장은 2월 이후 최대 쟁점인 진주의료원 폐업 주무 책임자로서 홍 지사의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가 있다.
홍 지사는 특정 실국장의 업무보고를 중간에 끊거나 아예 ‘면제’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강호동 농정국장이 공보관이던 시절에도 그런 적이 있다. 평소 업무 처리가 홍 지사 눈에 들었기 때문이다.
기관장이 회의를 이끌어가는 스타일은 제3자가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경남도 실국원장 회의는 실시간으로 도청 내 TV와 경남인터넷방송(tv.gsnd.net)에서 중계되는 공개회의다. 경남도 공무원은 회의를 청내 TV로 시청한다. 경남인터넷방송에 접속하는 누리꾼은 월 3만5000여 명에 달한다.
이 회의는 실무 책임자인 실장 국장들이 도정 책임자인 홍 지사에게 보고하는 자리지만 넓게 보면 경남 전체 공무원과 도민에게 도정의 진행 상황을 알리는 소통의 자리다. 그래서 보고를 생략하거나 중간에 그만두도록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내용이 풍부하고 소상할수록 이해를 돕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일방통행식 모습이나 상대방을 하대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홍 지사의 이미지에도 마이너스가 되기 십상이다. 공개된 회의에서 도지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많은 공무원과 도민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강정훈 사회부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