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은 오뉴월이 되면 누구나 여행을 떠나고 싶죠.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만큼 유명한 도시는 아니지만 그 어느 곳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멋진 풍경의 도시입니다.블타바 강변에 자리 잡은 이 도시의 매력은 무엇인지, 두 편의 여행이야기로 나누어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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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면 오스트리아 프란츠요세프 역을 출발해 체스케 벨레니체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체스케 부데요비체 역에서 또 열차를 갈아타니 약간 번거롭죠. 하지만 기차를 타면 철길을 따라가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죠!역에서 요금 흥정을 마친 후 택시를 타고 약 8분 거리에 있는 구시가로 이동했습니다.
역사지구는 중세도시의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도시의 아주 오래된 건축물들이 개축 과정에서 바로크, 르네상스 등의 건축양식으로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죠. 이 지역에서 꼭 들려야 할 곳은 바로 체스키 크룸로프 성과 스보르노스티 광장.
숙소를 찾아가 체크인을 했습니다. 깨끗한 침구와 독특한 모양의 욕조, 쏟아지는 햇빛에 티 없이 말끔해 보이는 욕실을 둘러보자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은 객실에서 창문을 열면 블타바 강변이 보인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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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에 짐을 두고 카메라만 달랑 들고 나와 걸으니 발걸음도 한결 가볍습니다. 파스텔톤 주택들 사이로 아스팔트가 아닌 돌 골목길을 걷다 보면, 자연히 체스키 크룸로프의 숨은 매력을 깨닫게 됩니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밤은 어떤 느낌일까?각각의 색을 가지고 있던 건물들이 밤이 되자 조명 아래 한 가지 톤으로 바뀝니다. 부지런히 돌아가던 시계마저 멈춘 듯 골목에 고요함이 깔립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눈썹달이 슬픈 세레나데를 부를 것 같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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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한 네포무크 동상이 있는 라제브니키 다리엔 슬픈 전설이 있어요.
아주 오래전 이곳에 이발사와 딸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딸이 대영주의 아들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사위가 앓고 있는 정신병을 걱정하던 이발사에게 딸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사위는 범인을 찾겠다며 죄 없는 마을 사람들은 죽이고 다닙니다. 그 비참한 상황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던 이발사는 스스로 딸을 죽였다고 거짓자백을 해 마을을 살립니다. 이발사와 딸을 추모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다리를 놓았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체스키 크룸로프 성에서 내려다 본 멋진 마을 풍경을 소개하겠습니다.
글/사진·이진형
글쓴이 이진형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