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으로 기울면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김정은, 김계관 보내 정상회담 추진한국도 주철기 파견 러 구애 외교전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판을 뒤엎을 수 있는 훼방꾼 역할을 할 능력은 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한반도에 미치는 러시아의 미묘한 영향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북핵 6자회담 참가국이자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실무그룹 의장국인 러시아가 남북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6자회담의 역학구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외교력은 미국과 중국에 못 미치고, 경제력은 일본에 한참 떨어지는 러시아지만 사안에 따라 6자회담 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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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보내는 러브콜이 남한보다는 좀더 간절한 형국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아직 한 번도 외국 정상을 만난 적이 없다. 최우방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 의욕을 낼 가능성이 있다. 김진규 고려대 교수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관계가 없어 상대적으로 소원한 한-러시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선점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원산에 정박해 있는 자신의 요트 ‘프린세스 95MY’를 끌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선상(船上)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까지 추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