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두산은 마무리 앤서니(왼쪽 사진)와 홍상삼의 앞을 받칠 연결고리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 양 팀의 셋업맨 후보 1순위로는 송은범(KIA)과 김강률(두산)이 꼽힌다. 스포츠동아DB
■ KIA·두산 불안한 ‘뒷문’ 대책은?
KIA 마무리 앤서니 8회부터 등판 악수
구위 회복 중 송은범 셋업맨 컴백 희망
두산 아직도 필승조 못꾸려 땜질 운영
기대주 김강률 제구력 안정감 희소식
올 시즌 KIA와 두산은 불펜 불안으로 어려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KIA는 최근 9연승을 달리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지만, 마무리투수 앤서니 르루의 들쭉날쭉한 피칭은 여전히 팀의 가장 큰 불안요소다. 두산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시즌 개막 후 3개월이 흐른 현재까지도 필승조가 꾸려지지 않았다. 불펜진의 방어율은 4점대 후반이고, 세이브와 블론세이브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2∼3점 앞선 상황에서도 역전패를 두려워해야만 하는 처지다.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스캇 프록터가 사무치게 그리울 정도다.
불펜 불안은 단순히 마무리투수에서만 비롯되는 문제는 아니다. KIA 선동열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 모두 8회를 버텨줄 투수가 없다는 사실에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 감독은 “8회를 확실하게 막아줄 투수가 없어 앤서니를 8회에 올리고 있다. 선발투수를 해왔던 선수여서, 아직까지 불펜에서 많은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여기에 투구 이닝도 길어지면서 구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앤서니는 11∼13일 광주구장에서 펼쳐진 NC와의 3연전에 내리 등판해 3이닝만을 소화하고도 모두 61개의 공을 던졌다. 불펜 투구까지 고려한다면 3일간 최소 100개의 공을 던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산도 8회가 고민거리다. 그나마 믿었던 불펜요원 중 정재훈은 구위 저하, 오현택은 투구패턴 노출로 난조에 빠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김 감독은 마무리 홍상삼을 8회에 올리는 강수를 두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홍상삼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탓에 22일 잠실 한화전과 26일 광주 KIA전에서 두산은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 승부를 벌여야만 했다. 26일은 연장 12회까지 무려 5시간15분(올 시즌 최장시간 경기)에 이르는 혈전이었지만, 무승부로 돌아가면서 소득 없는 소모전이 되고 말았다.
● 셋업맨 부재, 대안은 있는가?
KIA와 두산 모두 마무리투수들이 부담을 덜고 안정감을 찾기 위해선 결국 8회를 버텨줄 셋업맨을 찾아야 한다. 선동열 감독은 송은범의 구위 회복에 기대를 나타냈다. 송은범은 투구 밸런스를 잃어 올 시즌 23경기에서 방어율 6.85의 부진에 빠졌다. 선 감독은 송은범의 구위 회복을 위해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동안 송은범을 전력에서 제외시킨 채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지시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불펜 운영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선 감독은 “송은범이 본래 구위를 찾는다면, 앤서니가 9회 1이닝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