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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중 정상회담]대기업 총수들 中지도부와 탄탄한 ‘관시’

입력 | 2013-06-27 03:00:00


국내 주요 그룹들에 중국은 반드시 잡아야 할 세계 최대 시장이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 상대였다. 각 그룹 총수는 이런 절박함을 안고 중국과의 신뢰를 쌓아나갔다. 현장경영을 통해 중국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현지 정·재계와의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베이징(北京)에 현대자동차, 장쑤(江蘇) 성 옌청(鹽城)에 기아자동차 공장이 들어설 때마다 중국을 찾았다. 2008년 4월 현대차 베이징 2공장 준공식 참석 직전에는 당시 중국 지도부 내 서열 4위였던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만났다. 정 회장은 그 자리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장인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현대차그룹의 미래도 없지만 중국에도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 협력관계를 요청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현 중국 수뇌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총수들도 있다. 중국을 ‘제2의 본사’로 만들겠다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5년 시 주석과 처음 만났다. 당시 저장(浙江) 성 당서기 신분으로 투자유치를 위해 방한했던 시 주석은 최 회장의 초청으로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을 찾았다. SK와 저장 성 간의 지속적인 협력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두 사람은 이후 국제포럼 등에서 꾸준히 만났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시 주석의 2005년 방한 당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 그를 초청했다. 구 회장은 2011년 10월 방한한 리 총리를 서울 서초구 서초동 R&D캠퍼스로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업무에 주력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2007년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시 주석은 상하이(上海) 당서기를 맡고 있던 그해 쑤저우(蘇州)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이때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10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재회한 뒤 삼성의 중국 사업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4월 최태원 회장의 뒤를 이어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 이사가 됐다.

중국통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다. 2005년 제4대 한중우호협회 회장에 취임한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과 깊이 교감하며 한중 경제교류를 선도해 왔다. 박 회장은 시 주석이 2009년 12월 부주석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도 민간단체 대표로서 초청행사를 주관했다. 그는 리 총리와도 2005년과 2011년에는 한국에서, 2006년과 지난해는 중국에서 각각 만났다.

김창덕·김지현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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