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삼行 7시차 타든 7시10분차 타든 도착시간 같아서울시 대중교통 이용객…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나
#2. 다음 날 아침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오전 8시 30분이 되자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8시 50분경이 되자 절정을 이뤘다. 직장인, 학생 등이 뒤엉켜 역사는 마치 거대한 시장처럼 사람으로 넘쳐 났다. 오전 9시가 넘어 사람이 조금씩 줄긴 했지만 여전히 복잡했다.
○ ‘얼리버드’ 여의도… 강남은 늦게까지 붐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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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특색 있는 곳은 여의동. 지하철 버스에서 내리는 승객이 오전 7시 40분대부터 급격히 늘어서 정점을 이루는 8시 40분대까지 1시간 내내 거의 비슷한 수준을 이룬다. 다른 출근지역의 경우 오전 7시 30∼40분대에는 8시 30∼50분대 피크타임의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적으로 출근시간이 훨씬 이른 셈인데, 이는 금융권 종사자가 많은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역 인근의 한 분식점 주인은 “출근길에 아침식사 대용으로 김밥을 사 가는 사람이 많은데, 오전 7시대에는 주로 증권사 등 금융권 직장인이고 오전 8시가 넘어가면 일반 회사 직원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 강북 출근자가 강남 출근자보다 일찍 출근
서울 강북 출근자들이 강남보다 10분 정도 일찍 출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체로 종로구 종로1·2·3·4가동, 중구 명동 회현동 소공동 등 강북 도심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강남권 출근자들보다 일찍 도착했다. 강북 도심의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에서는 8시 40분대에 사람이 가장 많이 내렸고, 다음으로 8시 30분대였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의 경우 8시 30분대에 1715명이 내렸다가 40분대에 2335명으로 급증했고, 50분대에 1592명으로 줄어들었다. 8시 30분∼40분대가 피크타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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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표적 출근지 10개 동의 통근 소요 시간(대중교통 승차에서 하차까지)을 분석한 결과, 역삼1동에 도착한 사람은 18.28분 걸린 데 비해 종로구 종로1·2·3·4가동으로 출근한 사람은 28.28분, 중구 회현동은 33.10분이 걸렸다.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관악구, 분당 등에 집중된 반면, 강북 도심 출근자들은 은평구, 노원구, 양천구, 강서구, 경기 부천시 등 상대적으로 장거리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북권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승차 시간이 강남권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이른 것도 강북권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멀리서 온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 10분만 일찍 집에서 나오면 여유
언제 나오면 덜 막히고 편하게 출근할 수 있을까. 출근시간대 승차자가 많은 서울의 주요 10개 동을 분석해 보니 대체로 도착지에서 8시 40분대에 차에서 내릴 수 있도록 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지하철도 지연되고, 버스도 도로에서 정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시간대보다 10분가량만 일찍 나오면 여유 있고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악구 신림동(구 신림5동)에서 역삼1동으로 출근할 경우 8시 10∼20분대, 동작구 사당1동에서 회현동으로 갈 때는 8시∼8시 20분대, 구로구 구로4동에서 여의동을 갈 때는 8시 10∼20분대를 피해 나오면 혼잡도 및 소요시간이 한결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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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일찍 나오면 일찍 도착하고, 늦게 나오면 그만큼 늦어진다는 상식에 부합한다. 하지만 오전 6시대에서 7시 초반에는 ‘얼리버드’의 믿음을 배신하는 경우도 있다. 구로4동에서 역삼2동으로 출근할 때 오전 7시경 스마트카드를 찍고 차를 타면 42분이 걸린다. 하지만 10분 뒤에 출발하면 32.5분이 걸려 도착시간이 거의 같다. 이는 이른 시간에 지하철 배차 간격이 길어 자칫 차를 놓치면 10분 늦게 나온 사람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