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해산물을 다룰 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식중독이나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이마트 왕십리점을 찾은 고객이 해산물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하천이 범람하면 흙 안에 있던 식중독 세균이 지하수로 침투한다. 이 경우 채소로 식중독 세균이 번질 확률도 커진다. 눅눅한 장마철에는 해산물을 먹을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잘못했다간 이름도 생소한 질병에 걸려 숨질 수도 있다. 해산물을 제대로 보관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 만성질환자, 여름에는 회 금물
국내 어패류의 10∼20%가 이 균을 갖고 있다.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피부의 상처를 통해 균에 감염됐을 때 병에 걸린다.
균이 침투하면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다. 이 후 피부에 피가 나는 물집이 생기면서 증상이 시작된다.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몸에서 힘이 빠지고 열이 나며 오한이 생긴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는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여름철엔 아예 회를 먹지 않는 게 좋다. 해안가에서 낚시를 하거나 갯벌에서 어패류를 손질하는 활동도 피해야 한다. 또 △간 질환 △알코올의존증 △당뇨병 △폐결핵 △위장관 질환 △재생불량성 빈혈 △악성종양 △백혈병 △면역결핍을 앓거나 부신피질 호르몬제나 항암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모두 고위험군이다.
여름철 생선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걸릴 수 있는 또 다른 병은 ‘아니사키스증’이다. ‘고래 회충’으로도 불리는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에 의해 감염된다. 이 기생충은 생선의 소화기관 벽에 산다. 사람이 생선을 날것으로 먹을 때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 감염 3∼5시간 뒤부터 메스껍고 속이 거북해진다. 식은땀이 나면서 복통이 나타난다. 위염, 위궤양과 증상이 비슷하다.
해산물로 인해 발생하는 식중독이나 질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식품을 구매할 때부터 보관하는 단계까지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일단 생선은 눈이 투명하고 또렷하며 푸른 기운이 느껴지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몸통은 통통하고 탄력이 있으며 모양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가 좋다.
내장이 밖으로 나와 있거나 황색 즙이 있다면 생선이 상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므로 피해야 한다. 보통 생선을 진열할 땐 싱싱한 것을 위쪽에 두는 만큼 맨 밑바닥에 진열된 생선은 가능하면 사지 않는 편이 좋다.
해산물을 보관할 때는 원산지, 유통조건(냉동이나 냉장)을 확인해야 한다. 오염을 막기 위해 해산물을 다른 식품과 구분해 보관하자. 최대한 신속하게 냉장 보관해야 안전하다.
어패류는 흐르는 수돗물에 두세 번 정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횟감용 칼과 도마는 구분해서 사용하고, 사용한 조리기구는 뜨거운 물로 세척해야 세균으로 오염되는 걸 막는다. 조리 전후에 모두 손을 깨끗이 씻고, 장갑이나 앞치마도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주방을 자주 청소하고 쓰레기통도 자주 비우는 게 좋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