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무렵 청계천에 하루살이, 깔따구 등 날벌레 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한 달가량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수온이 상승해 날벌레의 발육이 촉진된 것이 날벌레 개체수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청계천이 깔따구, 하루살이 등 날벌레 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날벌레는 해질 때와 저녁 무렵 많지만 올해는 대낮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올해 청계천에 나타나는 날벌레 개체수가 이례적으로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이날 청계천변에서는 시커먼 무리를 이룬 날벌레가 공중에서 군무를 펼치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사람이 지나가면 사람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었다가 손사래를 맞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날벌레로 인한 민원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 해당 자치구는 일주일에 1회 방역 작업을 하던 것 외에도 민원이 있을 때마다 추가 방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청계천 생태 보호와 시민 안전을 감안해 목초액을 이용한 최소한의 연막소독 정도만 하고 있어 날벌레 퇴치에 한계가 있다. 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깔따구나 하루살이는 사람을 물지도, 병원균을 옮기지도 않는다”며 “성충이 된 날벌레가 많은 건 그만큼 청계천이 친환경적 공간이라는 뜻이니 양해 바란다”고 했다.
청계천은 유속이 빠르고 피라미가 많아 날벌레가 물속에서 산란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날벌레가 몰리는 건 청계천 주위에 웅덩이나 하수구 등 날벌레가 산란하기 좋은 곳이 많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배연재 고려대 생물과학부 교수는 “날벌레를 잡겠다고 강한 살충제를 써 방역을 하면 청계천 생태에 좋지 않다”며 “청계천 인근 하수구 등에 날벌레가 번식하기 좋은 물웅덩이를 없애고 딱정벌레 유충 등 천적 곤충을 활용해 퇴치하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