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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곳곳에 남은 한민족 흔적에 놀랐어요”

입력 | 2013-06-13 03:00:00

‘희망과 함께 GOGO!’ 청소년 탐방대




‘희망과 함께 GOGO!’ 청소년 탐방대가 2일부터 5일까지 일본 오사카, 교토, 나라를 찾아 한민족의 흔적을 둘러봤다. 탐방대가 교토 도시샤대학에서 윤동주 시비를 둘러보고 있다. 나라=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3일 오후 일본 교토(京都)의 사찰 고류(廣隆)사. 이곳을 찾은 한국 청소년들이 영보전(靈보殿)에 있는 높이 125cm의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보더니 일순간 조용해졌다. 이 반가사유상은 한국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거의 흡사해 백제나 신라에서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들은 수려한 반가사유상의 모습에 감탄한 듯 한참 멈춰 서있었다. 학생들은 “실제로 보니 미소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서울시 SH공사가 주관하고 우리은행 동아일보 서울의료원 하나투어가 후원한 ‘희망과 함께 GOGO!’ 청소년 탐방대가 2일부터 5일까지 일본을 찾았다. 오사카 교토 나라 지역에 남아 있는 백제문화를 비롯해 한민족의 흔적을 둘러보는 탐방대다. 참여 청소년은 중3∼고3 32명. SH공사의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며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학생들이다. SH공사는 2006년부터 8년째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번 탐방에서 호류(法隆)사, 도다이(東大)사, 아스카(飛鳥)사, 왕인박사묘 등 백제의 흔적이 남은 곳을 찾았다. 또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조선인의 코와 귀 12만 개를 전리품으로 베어간 뒤 묻어놓은 귀무덤(미미즈카·耳塚)도 둘러봤다.

3일 찾은 교토의 귀무덤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귀무덤 100m 앞에는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이곳에 귀와 코를 묻을 것을 지시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신으로 모시는 도요쿠니(豊國)신사가 정갈하게 관리된 채 자리 잡고 있었다. 반성호 군(17)은 “선조들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핍박받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무덤을 국내로 이장해 제대로 관리하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4일에는 오사카에 있는 백제인 왕인박사묘를 찾았다. 묘를 관리하는 요시토미 가즈오 씨(77)는 “왕인박사묘를 찾는 사람의 90%는 한국인이다. 일본인은 왕인 박사를 거의 모른다. 내가 백제인의 후손이어서 관리하는 것이지 내가 죽으면 관리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해 학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나라=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