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함부르크)이 11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7차전에서 풀타임 소화했지만 최강희 감독의 고민을 극복하지 못하고 뚜렷한 장단점을 남겼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손흥민 장단점 보여준 우즈벡전
밀집수비 공간창출·돌파 합격점
개인기 좋으나 수비 등지기 미흡
몸싸움·팀플레이도 아직 서툴러
손흥민(21·함부르크)은 장단점이 뚜렷했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은 대표팀 최강희 감독에게 손흥민의 활용법이 왜 고민거리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을 뛰었다. 최종예선 들어 첫 선발. 최 감독이 경기전날 공식 기자회견 때 손흥민을 직접 데리고 와 “내일 선발이다”고 깜짝 예고할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결과는? 일단은 합격점이다. 그러나 고쳐야 할 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공간 없어도 진가 발휘
최 감독이 대표팀에서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은 데는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려있을 때 잘 한다. 그런데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대다수 팀은 밀집수비로 나온다. 손흥민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기 힘든 여건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월드컵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 손흥민을 선발로 낙점했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 이기적인 플레이 개선해야
그러나 최 감독이 염려했던 대로 단점도 도드라졌다.
손흥민은 전반에 김신욱과 투 톱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수비수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는 기본이다. 이것이 안 돼 허둥댔다. 한 축구인은 “수비수를 등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전혀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평했다. 후반에 이동국이 교체로 들어와 손흥민이 왼쪽 사이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플레이가 살아난 것도 이와 연관 있다.
팀플레이도 미숙했다. 동료에게 연결했다면 훨씬 좋은 기회가 났을 텐데 스스로 무리하게 해결하려다 그르치는 장면이 2∼3차례 있었다. 손흥민의 성장배경과 관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흥민은 동북고 중퇴 후 독일로 넘어갔다. 유럽에서는 스트라이커에게 득점 욕심을 가장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찬스 때 동료에게 밀어주는 게 미덕이지만 유럽은 다르다. 손흥민이 작년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이나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욕심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패스를 줄 때와 해결할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기적인 플레이가 계속되면 동료들과 신뢰에 금이 간다. 서로 패스를 안 주고 안 받는 최악의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