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벤처 스마일게이트, 중기청과 손잡고 후배기업 육성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린 ‘청년창업펀드’ 약정식에서 참석자들이 약정서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중소기업청 제공
이 벤처기업은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201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가 2007년 출시한 슈팅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는 세계 70여 개 국가에 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5년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권 대표는 서강대 4학년 때인 1997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대학생 인재 양성 프로그램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한 달에 20만∼30만 원의 연구개발비와 사무공간, 각종 장비를 제공받았다. 여기서 개발한 원격 제어 솔루션으로 1998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포씨소프트를 세워 ‘서강 엔젤클럽’을 비롯한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복잡한 하도급 구조 탓에 수익이 저조해 첫 번째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받은 도움을 잊지 못해 “나중에 성공하면 이렇게 후배들을 이끌어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스마일게이트가 100억 원, 중기청이 120억 원을 투자하고 기타 민간에서 80억 원을 투자한다. CEO가 만 39세 이하이거나, 만 29세 이하 임직원 비중이 50% 이상인 ‘청년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투자금액을 달리해 8년간 60개 기업에 총 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이와 별도로 8월 말부터 매년 15억 원을 투자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도 운영한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10개 팀에 1년간 사무실과 각종 장비를 무상 제공한다.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다음 공동창업자),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카카오 전 부사장) 등이 나서 멘토링도 해줄 예정이다.
권 대표는 “창업 초기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면 기업의 목표가 내실 있는 성장보다는 기업공개(IPO)가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투자를 유치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매출을 내면서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