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대전지역 백화점-대형 할인마트들
대전지역 주류업체인 A사 사장(57)은 지난해 지역 할인마트 몇 곳을 찾아갔다. “대전에서는 꽤 유명한 술이니 입점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담당자는 “본사에서 결정할 일이다.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무 연락이 없었다.
대전여성벤처협회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지역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로 백화점은 물론 할인마트에서 홀대받기 일쑤”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의 지역 상품 구매는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역 상품 구매, 업체 입점 여전히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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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이들 업체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2조2203억 원으로 전년도 2조2207억 원에 비해 4억 원 감소했다. 지역 상품 구매는 매출액 중 대형 마트가 4.5%, 백화점이 3.7%로 백화점의 구매율이 매우 낮았다. 백화점의 지역 상품 구매율은 세이가 비교적 높았으며 대형마트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코스트코, 이마트 순이었다.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 1792곳 중 지역 업체는 246곳으로 13.7%에 불과했다.
지역 업체 활용은 지난해 총 247억 원으로 전년보다 4억 원이 증가했다. 247억 원을 내용별로 보면 경비·주차·청소용역이 18%, 홍보물 제작 등 광고비 21.4%, 건물·집기 수선 등 기타 부문이 60.6%를 차지했다.
백화점의 지역 업체 활용은 세이, 갤러리아, 롯데 순으로 높았다. 대형 마트는 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 순이었다.
○ 지방세는 매출액의 0.4%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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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품은 대부분 농산물이었으며 상설매장은 홈플러스 둔산점과 서대전점, 롯데마트 대덕·노은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지역 상품 구매 및 공익사업이 축소된 것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체감물가 상승에 따른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매출액 감소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역 업체에 대한 무관심과 입점 물품 및 업체 선정이 주로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