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과학원 “올여름 피해 더 클 것”부산선 해수욕장에 대형그물 설치인천 아직 검토중… 수거작업뿐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올해 국내 연안에서 해파리 출몰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8월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국내 첫 해파리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해파리 수거작업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아래는 맹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쏘인 직후의 피해 사례. 인천시 제공
해파리 사망 사고 4일 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해파리가 떼로 출몰해 70여 명이 독성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사망 사고는 없었지만 한 중학생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같은 사건을 겪었지만 부산에서는 해파리 피해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지만, 인천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각 지자체에 해파리 피해 안전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서해 중부와 동중국해 북부에 걸쳐 독성이 강한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 중구도 을왕리해수욕장 등 용유도, 무의도 등을 대상으로 해파리 대책을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한 상태다. 1차 용역결과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을왕리해수욕장 지역 특성상 해파리 차단망 설치를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중구 이덕호 항만공항해양과장은 “부산과 같은 그물망 설치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표준모델이 나오지 않았고 주민 의견도 분분해 최종 대책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배를 이용해 해수욕장 주변에 나타나는 해파리를 수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는 용유도 일대 어촌계 소속 어선을 최대한 활용해 눈에 띄는 해파리부터 제거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는 초보적 수준의 대응으로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용역조사 보고서를 통해 “물때에 맞춰 선박에서 그물과 장비를 이용한 제거 활동을 벌이더라도 해파리 차단 효율성은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을왕리해수욕장 상가번영회 이명호 회장은 “서해에서는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커서 해파리 차단 방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더이상 해파리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구와 주민들은 조만간 민관 합동회의를 열어 해파리 대책을 확정 짓기로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