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대회보다 훨씬 딱딱한 ‘타입1’ 사용로저 페데러 “아주 실망스러운 공”… 라파엘 나달 “클레이 코트에 딱이야”
국제테니스연맹(ITF)은 라켓으로 공을 때렸을 때 공이 얼마나 찌그러지는지(변형량)를 기준으로 공을 3가지 종류로 나눈다. 보통 클레이 코트에서 쓰는 ‘타입1’은 다른 종류보다 딱딱해 라켓으로 때렸을 때 변형이 적다. 덕분에 공이 더 빠르게 날아간다. 일반 대회보다 훨씬 딱딱한 공에 갑자기 적응해야 하면 선수들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기 어렵다.
축구에서 월드컵 때 전용구를 만드는 것처럼 테니스도 메이저 대회마다 전용구를 따로 만든다. 바볼라트사에서 공급하는 프랑스 오픈 전용구(사진)는 딱딱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메이저 대회 전용구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강력한 스매싱에도 공이 견딜 수 있도록 공기압이나 펠트(공 겉을 감싼 모직 부분) 재질을 달리해 만든다. TV 중계 화면에 잘 잡히도록 형광 물질을 듬뿍 바르는 것도 특징이다.
테니스공은 소모품이다. 메이저 대회 때는 보통 9게임마다 공을 바꾼다(맨 처음 공만 연습 시간을 감안해 7게임). 메이저 대회를 치르면서 쓰는 공은 6만 개 이상.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메이저 대회는 프로 선수들뿐 아니라 주니어, 휠체어(장애인) 부문 선수들이 모두 합쳐 900경기 이상을 치르기 때문에 이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