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와 숫자들’ ‘판타스틱 드럭스토어’ 등 직접 출연진 정해 기획-제작까지“두터운 인맥-명분 있어 섭외 수월”… 좋아하는 팀 소개해 ‘팬덤 공유’ 효과
‘봄꽃 음악제전’을 주최한 모던 록 밴드 ‘9와 숫자들’. 파고뮤직 제공
멤버들이 직접 출연진을 정해 섭외하며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얄개들’ ‘눈뜨고 코베인’ ‘줄리아 하트’ 같은 실력파 뮤지션이 17팀이나 모였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달,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텔레비전’과 함께 공연했다. 멤버들이 직접 기획해 해외 뮤지션을 초빙하는 ‘얼굴들과 손님들’ 시리즈의 첫 회였다.
뮤지션이 뮤지션을 모으고 기획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런 아티스트 큐레이팅 공연이 늘고 있다. 록 밴드 ‘판타스틱 드럭스토어’는 1집 발매를 기념해 이번 달 매주 금요일에 연속 공연 ‘판타스틱 먼스’를 연다. ‘장미여관’ ‘김바다’ ‘로큰롤 라디오’ ‘구텐버즈’ ‘아시안체어샷’ ‘이스턴 사이드킥’ 같은 실력파 밴드가 20팀 넘게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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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먼스’의 포스터. 디 오션 뮤직 제공
이런 음악인 주도 공연은 정례화되기도 한다. 펑크 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는 지난해 7월 출범한 ‘몬스터즈락쇼’를 지난달까지 5회에 걸쳐 열었다. 다양한 음악인을 초대한다. 리더 이용원은 “친분이 있어 섭외가 가능했다”고 했다. 2월 공연에는 가수 이승환도 출연했다. 이승환도 3월 ‘옐로우 몬스터즈’ ‘갤럭시 익스프레스’ 같은 인디 밴드를 초대해 ‘이승환과 아우들’이란 공연을 열었다.
2005년부터 열린 ‘크라잉넛쇼’는 일종의 브랜드가 됐다.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은 “매회 다른 콘셉트를 갖고 연다. 옛 가요를 리메이크하거나 직접 만든 단편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면서 “섭외, 기획, 연출 모두를 밴드 멤버들이 하다 보니 더 독특하고 재밌는 공연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