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리장정/홍은택 지음/376쪽·1만5800원·문학동네
저자는 자동차와 기차를 두고 꼭 자전거를 타야 하느냐는 아내의 불만에 “페달링은 문신하는 것처럼 낯선 곳을 근육에 새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응수한다. ‘엉덩이와 어깨의 이중고를 느끼고 매연을 마시며 허벅지가 터지도록 언덕을 오르더라도 사람들 속으로 달려가자’는 문장에서는 20대 청년 같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책은 생생한 여행 에세이이자 살아있는 중국 입문서이기도 하다. 가이드가 ‘갑’인 황당한 단체관광을 경험하며 ‘관광 가이드는 공산당의 다른 이름이고, 관광객들은 14억 인구 중에서도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는 라오바이싱(일반 서민)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저자는 동아일보에서 워싱턴특파원과 이라크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했다. NHN 이사를 지낸 뒤 현재 카카오 콘텐츠 총괄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