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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송 꽃제비중 납북 일본인 아들 있다”

입력 | 2013-05-30 03:00:00

‘1970년대 실종여성 아들’ 첩보 입수… 외교부 “의심 있지만 신원파악 못해”
北, 납북 은폐하려 신속 압송한 듯… 정부 “9명 북송” 본보 보도 공식확인




한국 정보당국이 강제 북송된 ‘꽃제비’ 출신 탈북 청소년 9명 중 일본 정부가 납북 피해자로 인정한 여성의 아들이 있는 것 같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진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날 “탈북자 9명이 28일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북송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혀 본보의 단독 보도를 공식 확인했다.

▶본보 29일자 A1면… [단독]탈북 꽃제비 9명 라오스서 中추방… 北요원이 바로 평양 압송
▶본보 29일자 A3면… 北, 中통과비자 이용 하루만에 강제북송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 당국은 1970년대에 실종돼 2006년 일본 정부가 납북자로 공식 인정한 일본인 여성(당시 29세)의 아들이 라오스에서 강제 추방된 탈북자 중에 있었다는 첩보를 파악하고 이번 사건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그 납북 일본인 여성에게 20대 중반의 아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탈북 청소년 9명 중 23세의 M 씨가 그 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첩보가 사실로 확인되면 일본인 납북 사실을 부정해온 북한이 납북자 문제를 은폐하려고 전례 없이 항공편까지 이용해 탈북자들을 전격 강제 송환했을 가능성이 커 국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이번에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속전속결로 강제 북송이 진행된 것은 과거 일반 탈북자 사례와 크게 다르다”며 “탈북자 중 관심을 끌 인사가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 9명의 탈북을 돕다가 함께 라오스 정부에 구금됐던 한국인 선교사 주모 씨 부부(미국 영주권자)는 29일 한국에 들어왔다. 주 씨는 본보 기자에게 “라오스 정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으로 보내준다고 아이들을 속였다”며 “북한 외교관에게 신병을 넘긴 27일까지도 ‘한국행 비행기를 타러 간다’고 (거짓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탈북이 진행되는 동안 주 씨를 도와 한국에서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던 안모 씨는 “라오스 경찰에 구금된 당일부터 한국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대사관에서는 북송되는 날까지 면회 한번 오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 조찬강연회에서 “북한은 과거처럼 관(官)과 민(民)을 분리시켜 스멀스멀 들어와 문제를 어물쩍 넘기려 한다.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를 써야지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수를) 쓰면 우리를 핫바지로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1만2000여 자에 달하는 장문의 논설을 싣고 “제국주의와의 대결에서 최후승리는 강력한 핵무력에 의해서만 담보된다”며 “고귀한 핵보검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반제대결전을 과감히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조숭호 기자 zeitung@donga.com



▶ [채널A 영상]“북송 꽃제비 중 납북 일본인 아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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