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 한국인 세번째 완봉승 단 11경기 만에… 찬호는 6년 걸려 데뷔 첫해 13승 노모와 같은 페이스 강타선 에인절스 19연속 아웃행진
류현진은 29일(한국 시간) 캘리포니아 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안방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을 거뒀다. 9회까지 29타자를 상대해 2안타 7탈삼진의 퍼펙트에 가까운 피칭으로 시즌 6승을 챙긴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5승)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을 2.89로 낮춘 류현진의 쾌투와 루이스 크루스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한 다저스는 2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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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경기 후 “이렇게 빨리 완봉을 할 줄은 몰랐다”며 “7회 이후부터는 투구 수가 많지 않아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나가는 경기마다 무실점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공격에서도 3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시즌 2개)를 터뜨렸다. 4회에는 마크 트럼보의 안타성 타구를 왼발로 막는 묘기도 선보였다. 경기 후 왼발에 얼음찜질을 한 류현진은 “뼈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6월 3일 콜로라도 방문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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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하는 몬스터 ▼
①강심장 -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
②기술 - 4가지 구종 모두 결정구
③ 파워 - 9회에도 151km 강속구
류현진이 막강 타선의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을 따낸 29일. 류현진의 호투는 경기를 앞둔 국내 선수들과 야구 관계자 사이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대화는 대개 이런 말로 마무리됐다. “그러니까 괴물이죠, 달리 괴물이겠어요.”
콜로라도 시절이던 2005년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김선우(두산)는 “미국에 간다고 할 때부터 현진이는 무조건 성공할 줄 알았다”고 했다. 김선우는 “구종과 스피드를 떠나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그런데 현진이는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진다. 류현진만이 갖고 있는 담대함이 있다”고 했다.
유필선 두산 운영팀 과장도 “마운드에 선 투수의 작은 동작에서 그 투수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류현진은 홈런을 맞은 때건, 삼진을 잡은 때건 전혀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처음 서본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그렇게 담담할 수 있는 투수는 류현진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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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증가는 미스터리하기까지 하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류현진이 던진 가장 빠른 공은 시속 152km였다. 그런데 완봉승을 거둔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나왔다. 9회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상대할 때 던진 마지막 직구가 151km가 찍히는 등 경기 후반까지 전혀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았다. 임헌린 한화 홍보팀장은 “한참 어릴 때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진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 류현진은 대개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고, 종종 완투도 했지만 경기 내내 전력투구를 하진 않았다. 완급 조절을 통해 힘을 최대한 비축하면서 경기를 이끌어갔다. “모르는 타자가 많아 항상 최선을 다해 던진다”는 고백처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매 경기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진다. 그런데도 구속이 오히려 빨라졌다. 류현진은 달리 괴물이 아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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