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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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수비훈련방식 두고 면담 신청
“이후, 날 자주 찾아” 소통 중요성 강조
한화 김응룡 감독은 말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필요할 때 특정코치와만 짧은 대화를 나눈다. 2004년 삼성 사령탑 시절 선동열 현 KIA 감독을 수석코치로 데려오기 전, 김 감독이 가장 많이 얘기를 나눴던 코치는 류중일 현 삼성 감독(사진)이었다. 류 감독은 당시를 돌이키며 “감독으로 계실 때 나를 많이 찾으셨다. 만만했던 모양”이라고 웃었지만 아니었다. 류 감독을 믿었기 때문이다.
사연인즉 이랬다. 김 감독이 삼성 사령탑으로 새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수비훈련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삼성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수비 방식이 있었다. 아무래도 서로 다른 방식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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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러나 류 감독은 선수들이 혹 혼란을 겪지 않을까 싶어 김 감독에게 선택지를 건넸다. 김 감독의 대답은 “삼성 방식으로 해”였다. 류 감독은 “그 이후부터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많이 찾으셨다. 무서운 분이 아니었다. 말을 하면 귀담아 들은 뒤 판단해서 지시를 하셨다”고 회상했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강조하는 것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소통이다. 류 감독은 “코치들에게 ‘어떤 얘기라도 좋으니 작은 것까지 모두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선수들과 코치, 코치와 감독의 대화가 단절되면 팀은 그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가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