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kg 몸에 숨겨둔 근육 52.3kg근육 늘면서 스윙 빨라져 장타 펑펑신생 NC 중심 타선 기대밖 대활약
나성범(24·NC)이 재활을 마치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다. 동아일보DB
평소 프로야구 경기를 즐겨 보는 팬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이는 나성범은 꽤나 날씬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간한 가이드북에 따르면 나성범의 신체 조건은 183cm에 96kg. 하지만 현재 그의 몸무게는 정확히 100.9kg이다. 키가 같은 삼성 이승엽보다 14kg 가까이 많이 나가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비밀은 나성범의 근육량에 숨어 있다. 단백질로 구성된 근육은 같은 부피의 지방에 비해 무겁다.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많을수록 같은 몸무게라도 더 날씬해 보인다. NC에 따르면 나성범의 체중 대비 근육량은 52.3kg. 몸무게의 절반 이상이 근육인 것이다. 같은 키의 일반인 표준 근육량은 31.7∼38.7kg인 것을 감안하면 나성범은 근육으로 똘똘 뭉쳐 있는 셈이다. 반면 그의 체지방량은 12.4kg에 불과하다.
나성범의 근육은 그의 타격 폼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나성범은 제자리에서 팽이처럼 강한 몸통 회전을 일으켜 공을 때린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인 ‘테드 윌리엄스식 타격’이다. 로테이셔녈 히팅(Rotational Hitting)으로 불리는 이 타격법은 강하고 빠른 엉덩이 회전을 바탕으로 한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만든 강한 하체와 엉덩이 근육이 나성범의 타격에 윤활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로 성장한 신시내티의 추신수도 같은 타격 폼을 갖고 있다. 규정타석(소속팀 경기 수×3.1)을 채우지 못했지만 나성범은 21일 기준으로 13경기에 나와 타율 0.327, 장타율 0.582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웠을 경우 각각 12위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프로농구에서는 2011∼2012시즌 인삼공사의 오세근(26·200cm)이 남다른 근육량을 바탕으로 ‘괴물 신인’으로 거듭났다. 오세근은 프로무대에서 외국인 빅맨들과의 몸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키웠다. 몸무게 105kg인 그의 근육량은 56kg. 나성범과 마찬가지로 체중의 절반 이상이 근육이다. 근육량이 60kg 안팎인 100kg급 엘리트 유도 선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