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내용 담은 증권가 찌라시… 엉뚱한 여성 사진 사망자로 유포…
손호영의 여자친구 윤모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된 검은색 그랜드 카니발(위). 이와 관련해 윤 씨의 얼굴 사진이라며 온라인에 퍼진 사진의 실제 주인공 김모 씨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 멀쩡히 살아있어요. 제발 사진 유포 멈춰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김모 씨 트위터
거짓 내용을 담은 문서에는 △손호영이 22일 기자회견에서 “난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사준 차인데 일단 고인 가족에게 유감이다”라고 할 거다 △차가 워낙 고가라 경찰 관할이 아닌 대형 카센터에 있다 △손호영의 10년 지기 매니저가 전화를 받고 달려가 최초 카센터에서 블랙박스 USB를 빼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찌라시’에는 손 씨가 22일 윤 씨의 장례식장에 다녀간 뒤 미국으로 떠났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손 씨는 22일 오전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과 밤새워 빈소를 지켰다.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다.
윤 씨가 발견된 손 씨 명의의 그랜드 카니발 하이리무진 L290은 5000만 원 수준이며 대형 카센터가 아니라 강남경찰서에 세워져 있다. 매니저가 블랙박스 USB를 빼갔다고 했지만 이 차에는 블랙박스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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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씨의 시신은 21일 오후 3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견인차량보관소로 견인된 손 씨 명의의 그랜드카니발에서 발견됐다. 이 차량은 강남구 압구정동 한 아파트 뒤편 길가에 불법 주차돼 있어 15일 오후 8시 17분에 주차위반 고지서가 발부됐는데도 옮겨지지 않자 한 주민이 21일 민원을 제기해 견인업체 직원 정모 씨가 견인해 갔다.
윤 씨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지만 선팅이 짙어 발견되지 않았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이 차량은 유리창에 눈을 바싹 붙이고 내부를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선팅이 짙었다. 정 씨는 보관소로 차량을 옮겨온 뒤 차 안을 들여다보다가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 씨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신이 워낙 말라 있어 마네킹인 줄 알았다”며 “손톱에 매니큐어가 칠해진 데다 무릎에 담요를 덮고 있는 걸 보고 사람인 걸 알게 돼 신고했다”고 말했다. 보관소 직원 이모 씨는 “시신을 운구할 때 보니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여서 마치 미라 같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볼 때 윤 씨가 15일 전후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발견 당시 윤 씨는 차량 운전석에 누워 있었고 조수석엔 불을 피우기 위한 간이 화로와 번개탄 3개가 놓여 있었다. 빈 수면제통과 소주팩 두 개도 발견됐다. 빚에 대한 괴로움과 손 씨와의 갈등에 대한 심경을 담은 유서가 적힌 노트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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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외상이 없고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 증상이 뚜렷한 점으로 미뤄 자살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 씨의 소속사 CJ E&M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숨진 여성은 손호영과 1년여 동안 진지하게 교제한 일반인”이라며 “해당 차량은 손호영 소유의 카니발로 상대 여성이 운전 주행 연습을 위해 자주 이용했다”고 밝혔다.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새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한 손호영이 바빠서 윤 씨를 잘 만나지 못하자 여러 번 다툼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으로 확대될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조동주·곽도영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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