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준 하나은행장, 2013년 네번째 ‘전통시장 즉석 상담’
“은행에 가고 싶어도 혹시나 손님이 올까 봐 조마조마해서 못 갔어요. 이런 게 생기니 참 좋네요.”(신영시장 딸부자쌀집 주인 유왕수 씨)
“언제든지 불러주시면 저희가 갈 겁니다. 상담을 받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지점장께 전화하세요.”(김종준 하나은행장)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영시장에 ‘이동식 하나은행’ 점포가 마련됐다. 이날 이 점포의 상담 직원은 김종준 하나은행장. 김 행장은 점포를 찾은 상인에게 직접 통장을 발급해준 뒤 자신의 명함과 하나은행 신월동 지점장의 명함을 함께 건넸다.
김 행장은 “한 명의 고객도 안 놓치려는 상인들의 절절함을 은행원들이 이해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서민금융을 위해서는 지역금융이나 관계금융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은행은 전국 37개 전통시장과 인근 지점을 일대일로 연결해 시장 상인들을 위한 특화상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시장과 연결된 지점에서는 지점장이 상인에 대한 신용도를 판단해 금리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김 행장은 “상담을 통해 보다 싼 대출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은행 갈 시간이 없어 비싼 ‘일수’를 쓰는 상인분들이 적지 않은 점이 늘 안타까웠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이분들에게 도움을 주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에서 매달 한 번씩 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행장은 즉석 대출 상담에도 나섰다. 건강원을 30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김 행장에게 “온라인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데 돈을 빌리는 게 걱정”이라고 했다. 김 행장은 “연 5%대에 대출받으실 상품이 있는데 우리 지점장이 잘 알고 있으니 한번 들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서민을 위한 지원 사업을 정부에서 모두 다 할 수는 없다”며 “은행 등 민간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스마트 브랜치는 은행의 채널 다변화 전략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금은 한 곳인 스마트 브랜치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