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닥터 K’는 한화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가 유력하다. 바티스타는 올 시즌 6경기서 45개의 삼진을 솎아 내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다. 동아일보DB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은 국내에 있을 때 불운한 에이스였다. 빈약한 팀 타선 탓에 잘 던지고도 승리를 날리기 일쑤였다. 지난해는 22차례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고도 9승(9패)에 그쳤다. 한 자리 승수에 머물고도 다행히 류현진이 거머쥔 타이틀이 있었다. 탈삼진이다.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국내에서 뛴 7시즌 동안 5차례나 탈삼진왕을 차지한 ‘닥터 K’의 대명사였다. 이전까지 탈삼진왕을 5번 차지한 투수는 선동열 KIA 감독이 유일했다.
바티스타의 탈삼진 행진은 주목할 만하다. 3월 30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데 그쳤던 그는 4월 4일 KIA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역대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타이인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닥터 K’의 면모를 과시했다. 바티스타는 4월 16일 NC를 상대로도 두 자릿수(11개) 삼진을 솎아내는 등 9이닝당 11.3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의 국내 통산 기록인 9이닝당 8.8개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류현진의 탈삼진 페이스는 지난해 최고였는데 9이닝당 10.3개였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구속(162km)의 주인공인 리즈도 9이닝당 10.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바티스타를 추격하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