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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금품·향응 관련 공직자 처벌 강화…실효성은?

입력 | 2013-04-30 17:40:33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공직자의 금품·향응 수수 관련 처벌 대상을 확대했지만, 그 기준이 자칫 이 같은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권익위는 30일 ‘외국기업 CEO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직무 관련 유무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100만 원 이상의 접대·금품·향응 등을 제공받는 공직자의 경우도 처벌 대상에 추가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오는 6월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공직자 부정부패에 대한 규정과 반부패 정책을 외국 기업들에게 소개함과 동시에 기업경영에 대한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지멘스코리아 김종갑 대표는 “직무관련 공무원과 식사를 할 때 3만원으로 정해진 향응 제공 제한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물가를 비롯해 현실적 여건을 반영해 기준금액을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 이성보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공직자는 직무관련자로부터 어떠한 향응과 선물도 받으면 안 된다”며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면 앞으로 직무 관련자뿐만 아니라 직무와 상관없는 사람에게 일정금액의 대가를 받는 공직자는 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행동강령 제17조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 선물, 식사, 향응 등을 제공받을 수 없다. 단 직무수행 상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3만원 이내에서 제공되는 음식물 또는 교통· 숙박 등의 일부 편의는 예외다. 미국의 경우 20달러 이하의 선물이나 대규모 행사에서 일률적으로 주어지는 선물 등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권익위는 이 같은 규정을 강화해 직무관련 유무를 떠나 100만 원 이상을 제공 받는 공직자들에게도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지난 2011년부터 준비했다. 그러나 이 법을 뒤집어 보면 공직자들이 직무 외적인 사람들에게 100만 원까지 금품·향응을 수수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소지가 있는 것.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최근 빈발하는 공직자 부패·비리사건 등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하락됐다”며 “기존의 부패방지 관련법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는 실체법으로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기본법 제정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입법 예고안 기준으로 보면 공직자가 100만 원 이상 금품·향응을 제공 받으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수행하는 직무에 대해 제3자를 통해 부정 청탁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로 제재한다. 또한 공직자가 그 부정청탁에 따라 위법·부당하게 직무를 수행할 경우 형벌로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