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보다 0.2%P 떨어져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1분기 국내총생산 총액이 11조8855억 위안(약 2152조226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7%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10∼12월) 7.9%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률을 8% 선으로 예상해 왔다.
항목별로는 고정자산 투자액이 20.7% 늘어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컸다. 반면 소매판매액은 10.8% 늘어 소비보다는 투자가 여전히 성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기간에 수출은 18.4%, 수입은 8.4% 증가했다.
성장률 하락은 제조업이 예상보다 부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3월 50.9로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을 간신히 넘겼다. 공업생산자가격(PPI)이 지난달 ―1.9%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 기류다.
수출도 숫자만 놓고 보면 괜찮지만 대(對)홍콩 수출이 1, 2월에 이례적으로 60.6%나 늘어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통상 전문가는 “홍콩 물량이 이처럼 급증한 게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 증권가에서는 수치 조작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며 경기 동향이 정부가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의 왕쥔(王軍) 연구위원은 “이번 수치는 새 정부가 성장률 제고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경기 부양에 아직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