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
19세기 후반은 기술문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며 인간의 삶을 상상하지 못했던 단계로 이끈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교향악의 황금시대이기도 합니다. 유럽과 미국의 명문 오케스트라 대다수가 이 시기에 창립됐습니다. 산업혁명으로 공장을 세우고 부를 축적한 시민계급이 음악회장으로 몰려갔던 것입니다.
이 시대 연주된 음악작품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당시는 바그너와 베르디, 브람스와 브루크너, 차이콥스키와 러시아 5인조의 활동기였습니다. 자연과 서정, 추억과 정열을, 아니면 신화와 전설, 영웅들의 무용담을 음악극이나 대편성 관현악곡에 쏟아 넣었습니다. 신문명이나 공학기술, 인류의 발전 같은 시대정신은 엿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그러나 꼭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1835∼1921·사진)의 작품에서 우리는 과학과 진보의 당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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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제공 낙소스>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김대진 지휘 수원시향이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을 연주합니다. 올해 교향악 축제 마지막 날 순서로,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오르간이 어울리는 장려한 작품입니다. 황량한 사막에 넘쳐흐르는 신비의 샘물과 같은 화음을, 밤하늘에 오색 빛 찬란한 레이저를 쏘는 것 같은 장려한 음향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classicgam.egloos.com/201329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