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국 공관 철수 계획-개성공단 귀환 명단’ 시한 못박아
북한이 평양 주재 공관들에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철수할 건지 말 건지 계획을 알려 달라”고 한 시한이 10일이다. 어떤 공관에는 “10일 이후에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개성공단에서 남측으로 돌아갈 사람 명단과 계획을 제출하라”며 언급한 마감 시한도 ‘10일까지’다.
이 때문에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10일을 전후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라는 도발 형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연평도 포격 같은 국지도발을 할 경우 한국군과 미군에 의해 몇 배의 응징을 감수해야 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북한이 10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5일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이고 11일과 12일은 김정은이 노동당 제1비서와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장으로 잇달아 추대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3일은 1년 전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를 감안해 10∼15일에 추가 도발을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통보한 10일과 개성공단에서 언급된 10일이 우연의 일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치밀한 전략전술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북한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과대평가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