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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포기 중동국가, 침략 희생물 돼”

입력 | 2013-04-03 03:00:00

민중봉기로 몰락한 정권사례 첫 언급
“美가 우리 상대… 핵 가져야 안당해” 노동신문 1, 2면 7600자 발언 게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핵무기가 세상에 출현한 이후 70년간 세계적 규모의 냉전이 지속되고 크고 작은 전쟁도 많이 있었지만 핵무기 보유국들만은 군사적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며 “핵타격 능력이 크고 강할수록 침략을 억제하는 힘도 더 크다”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1, 2면을 할애해 지난달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표된 약 7600자(원고지 38장) 분량의 김정은 발언 전문을 게재했다. 김정은은 “우리 상대는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이라며 “미국이 항시적으로 핵위협을 가해오고 있는 조건에서 핵무력을 질·양적으로 억척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위적 국방력을 갖추지 못하고 압력과 회유에 못 이겨 이미 있던 전쟁 억제력마저 포기했다가 침략의 희생물이 되고만 발칸 반도와 중동지역 나라들의 교훈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핵개발을 자진 포기했다가 정권이 붕괴되고 본인은 사살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민중봉기로 정권이 몰락한 중동 사례에 대한 언급은 일종의 금기사항이었다. 지난달 조선중앙통신 논평이 “미국의 강권과 압력에 눌려 핵을 중도에 포기한 나라들에 비극적 후과(결과)가 치러졌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김정은이 직접 중동 사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은 “지금 미국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우리의 핵억제력을 가장 무서워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틀어쥔 우리가 경제적 부흥을 이룩하면 저들(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끝장이라고 보면서 최후발악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럴수록 우리는 핵보검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강성부흥의 활로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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