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퇴 김종훈 씨 WP에 기고
《 지난달 4일 한국에서 사퇴를 선언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31일자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5일 덜레스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돌아온 지 26일 만이다. ‘새로운 시대의 낡은 편견’이라는 제목의 기고의 핵심 주장은 한국이 낡은 민족주의를 뛰어넘어 국적을 초월해 인재를 받아들여야 하고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역동적이고 개방적 이스라엘 경제 모델을 본받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김 전 후보자는 WP에 기고가 실리기 전 동아일보에 보낸 e메일을 통해 “최근의 경험을 숙고하는 데 시간을 보냈고 거기서 찾은 교훈에 초점을 둔 글을 썼다”며 “할 수만 있다면, 이 글로 한국에서의 기억을 잊고 앞으로 내 삶에 정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측근은 “한국 정치에 대한 견해와 장관이 됐다면 만들어 보고 싶었던 새 경제 모델에 관한 생각을 담았다”며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 신문에 글을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
이 경험에서 내가 얻은 교훈은 국경을 뛰어넘어 인재 자본 아이디어가 넘나드는 세계에서, 여러 국적을 가진 이민자들이 늘어나는 세계에서 민족주의의 가치에 관한 것이었다. 14살 때 미국으로 이민해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했던 나의 여정은 비상(飛翔)했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적이고 사랑스런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내가 태어난 조국에 대한 사랑도 간직해왔고 수십 년 경제적 기적을 바라보며 자긍심을 쌓아왔다. 그러한 조국에 도움이 되고 싶어 박근혜 대통령의 장관직 요청을 수락했던 것이다.
21세기에 가장 성공적인 국가와 경제는 민족주의와 관련된 오래된 편견을 뛰어넘는 것들일 것이다. 국적에 관계없이 전문가들을 끌어들이고 여지를 주는 이민 정책을 마련할 것이다. 핵심 원칙과 가치 아래 사람들을 결합하면서 다양한 민족성과 충성심을 끌어안는 유연한 문화를 장려할 것이다. 움직이는 세계 시민과 복수의 국적, 초국가적 동반 관계를 만족시키는 법과 제도들을 창조할 것이다."
정리=신석호 워싱턴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