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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정원 쇄신통해 정치중립 지켜”

입력 | 2013-03-28 03:00:00

여야 정보위원에 퇴임편지
민주 “자화자찬… 후안무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이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지난 4년 재임 기간 동안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자평하는 내용의 ‘퇴임 서신’을 보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원 전 원장은 재직 시 대선 및 국내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5건의 고소 고발을 당했고 검찰은 원 전 원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27일 정보위원들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편지에서 “부임 이후 과감한 쇄신을 통해 국정원이 ‘확고한 정치 중립’ 아래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을 지키면서 음지에서 국익증진 및 국격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자평했다.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겨냥한 듯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속성상 일각의 논란과 오해에 대해 속속들이 해명할 수 없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많은 일들은 사실과 다르고 편향된 시각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의 편지는 정보위원들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이 아닌 집으로 배달됐다. 야당 소속 한 정보위원은 “25일 퇴근해 보니 우편함에 수신인은 내 이름, 발신인은 원 전 원장으로 된 우편봉투가 꽂혀 있더라”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편지는 A4용지 두 쪽 분량이다.

민주통합당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보내도 환영받지 못할 변명과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편지를 의원들에게 보낸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대회’에서 원 전 원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헌정 파괴이자 국기 문란”이라며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