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일병은 홍대앞 호프집 부수고 제지하던 순경 때려병장은 치안센터 밀고들어와 경사 넘어뜨리고 기물파손
미군 병사들이 술에 취해 서울 대학가에서 한국 경찰을 폭행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주한미군 M 일병(19)과 J 병장(30)을 공무집행방해 및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17일 밝혔다. M 일병은 이날 오전 3시 8분 마포구 서교동의 한 호프집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홍익지구대 소속 문모 순경(29)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인근 클럽에서 술을 마신 M 일병은 “소변을 보고 싶다. 화장실을 사용하겠다”며 이 호프집에 들어섰다. 종업원은 그를 화장실까지 안내했다. 그러나 잠시 뒤 화장실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나 가보니 휴지통, 변기 커버, 가글 케이스 등이 부서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호프집 손님 중 한 명에게 통역을 부탁해 “왜 그랬느냐”고 물었지만 M 일병은 엉뚱한 말만 되풀이했다. 문 순경은 “재물손괴로 체포한다고 통보한 뒤 데리고 나와 순찰차에 태우려고 하는데 M 일병이 강렬히 저항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M 일병은 문 순경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문 순경의 안경이 날아갔고 문 순경의 점퍼 오른쪽 소매 윗부분이 찢어졌다. 경찰 조사에서 M 일병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범행은 주한미군 야간통행금지 시간에 벌어졌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월부터 오전 1∼5시에는 야간외출을 제한하고 있다.
박희창·최지연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