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직전까지 연주 악단 악기 “새겨진 은장 글씨 당시 스타일”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직전까지 탑승객을 위해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월리스 하틀리가 사용한 바이올린과 가죽 케이스. 가죽 케이스에는 그의 이니셜이, 바이올린에는 ‘우리의 약혼을 기념해 월리스에게. 마리아로부터’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미뤄 약혼녀가 그에게 선물한 것으로 보인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하틀리의 생전 모습. 출처 텔레그래프
15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이타닉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1912년 4월. 하틀리가 이끄는 8인조 악단은 아수라장으로 변한 배에서 마지막까지 연주를 이어갔다. 사고 10일 뒤 악단장인 하틀리의 시신이 발견됐다. 바이올린이 든 가죽 케이스를 끈으로 자신의 몸에 묶은 채였다.
하지만 이후 바이올린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시신 회수 중 분실됐거나 도난당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바이올린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06년. 한 영국 남성이 어머니의 다락방에서 발견했다며 타이타닉호 유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경매회사 ‘헨리 알드리지앤드선’에 진품 여부를 의뢰한 것.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