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수익형 부동산
지난해 불었던 오피스텔 분양 열풍은 올해 입주대란으로 돌아오며 수익률에 비상등이 켜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피스텔의 2013년 입주물량은 3만742실로 수도권에서만 2만4360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강남의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강남에 작년에만 1만 건 이상 오피스텔이 분양됐고 그 중 강남역 주변에만 2000여 실이 몰려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공급과잉으로 최근에는 단기 임대로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레지던스로 상품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피스텔과 같이 중개수수료나 유지보수 비용이 들지 않고 전문 운영업체에서 관리와 운영을 대행한다는 장점도 크다. 투자자로서는 오피스텔처럼 1, 2년마다 세입자를 찾거나 월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오피스텔을 레지던스로 바꾸는 사례는 서울, 부산 등 호텔이 부족한 도심지에서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대우건설의 부산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는 오피스텔에서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 벨리시모 등 상품변경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의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37-3번지에 들어서는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는 상품 변경을 통해 레지던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강남 비즈니스권역에 입지해 있고 인근 삼성타운 외국 바이어들의 고정적인 전문수요층을 기반으로 객실 가동률이 80∼9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7층∼지상 20층, 총 403실 규모로 전용면적 20∼29m²의 소형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60% 중도금 전액 무이자의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 서울에는 송파구 방이동 ‘벨리시모’가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로 분양을 시작했다. 전용면적 16∼24m²의 72실을 오피스텔로 준공한 후 숙박시설로 용도를 변경할 예정이다. 인근 롯데월드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피스텔을 레지던스로 업종을 전환하는 데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중심상업지구나 일반상업지구에 위치한 오피스텔만 레지던스로 변경할 수 있다. 주거지역에 위치한 오피스텔은 전환하기 어렵다. 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근처 오피스텔도 변경에 제약을 받으며 내부 설계나 소방시설 등 시설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분양을 받은 투자자들이 100% 변경에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편 수익형 상품에서 아파트로 진화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통상 70%가량인 전용률을 90% 이상으로 높이고 발코니를 무료 확장해 주는 등 아파트 뺨치는 혜택을 내세우는 곳도 등장했다.
계룡건설그룹 KR산업은 15일 서울 서초 보금자리지구에서 도시형 생활주택 ‘서초 리슈빌S’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21∼44m² 총 98채로 구성됐다. 투룸형 이상의 다양한 평면을 도입한 ‘소형 아파트’ 개념으로, 발코니를 확장해 전용률을 최대 92%까지 올혔다. 넉넉한 공간 활용은 물론 서로간의 프라이버시까지 확보할 수 있어 1∼2인 가구와 신혼부부에게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초기 오피스용에서 주거용으로 진화했듯이 이번에는 단기숙박형 레지던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보다 광범위한 수요자를 확보할 수 있어 수익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