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대회 ‘G-TOUR’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상금여왕에 등극한 여고생 골퍼 최예지. 스크린골프의 ‘김효주’로 불리는 그의 다음 꿈은 KLPGA 프로골퍼가 돼 그린을 평정하는 것이다.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스크린골프 퀸 최예지
동계훈련 대신 접한 스크린서 재미 푹
G-투어 상금여왕…스타기질 여고생
내달 KLPGA 세미프로 테스트 도전
빨리 프로 돼서 많은 관심 받고 싶어
“골프장에 가면 저를 알아보시고 사인해달라는 팬들도 생겼어요.”
여고생 바람을 일으키며 스크린골프를 평정한 최예지를 만났다.
○“프로가 돼서 더 많은 관심 받고 싶어요.”
“마지막 홀에서 꼭 버디를 해야 했죠. 약 8m 정도 남았는데 그 퍼트가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우승이 확정됐어요. 정말 짜릿했죠.”
지난해 시작된 G-투어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대회다. 8개 대회에 4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어 정규 프로골프대회 못지않은 열기를 내뿜었다. 여고생 골퍼 최예지는 당당히 초대 상금왕이 됐다. 그것도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그 덕에 프로가 되기도 전에 유명해졌다.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는 게 지겹더라고요. 그래서 훈련도 하고 게임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스크린골프장에 가보게 됐죠. 실제로 경험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연습도 잘 되고요. 그러다 G-투어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아, 저기 나가서 우승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스크린골프의 스타가 된 최예지는 유명세 덕에 좋은 일도 많이 생겼다. “주변에서 알아보는 분도 많아졌고 사인해달라는 팬도 생겼어요. 심지어 어떤 스크린골프장에 가면 저를 알아보고는 게임비도 안 받아요. 그래서 스타가 되려고 하나 봐요.”
최예지는 빨리 프로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야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벌써부터 스타기질이 엿보인다.
○스크린 다음은 KLPGA 정복
“대회에 나가기 전에 아빠와 약속했어요. 상금을 받게 되면 10%를 용돈으로 받기로 했죠. 그런데 덜컥 우승하면서 1000만원이나 받게 된 거예요. 그때 받은 용돈으로 사고 싶었던 선글라스를 구입했죠. 지금도 대회에 나갈 때면 그 선글라스를 써요.”
주변에서도 난리가 났다. 여고생인 그녀가 50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으니 친구들이 한 턱 내라며 야단이다.
“친구들 모두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사람이 없죠. 그렇다보니 저에게 한 턱 쏘라며 난리에요. 피자며 스파게티며 많이 사줬어요.”
최예지는 다음 목표를 확실하게 정했다. 스크린골프에서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는 KLPGA 프로골퍼가 돼 그린을 평정하는 것이다.
“올해 안에 프로가 돼 빨리 KLPGA 투어에 나가고 싶어요. 그런 다음 상금왕도 되고 싶고 대상을 받고 싶어요. 그 다음은 해외로 나가는 게 목표죠. 미국보다는 일본에 가서 활약하고 싶어요.”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긍정의 힘이다. 어린 나이에 힘든 일도 많이 겪었지만 한번도 좌절하지 않았다.
최예지는 “한번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 ‘나도 열심히 하면 저 친구들처럼 되겠지’라고 생각했죠”라면서 “잘 안되더라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이번 대회를 하면서도 한 번도 상금왕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그랬더니 마지막에 역전하더라고요”라며 활짝 웃었다.
최예지는 4월 KLPGA 세미프로 테스트에 도전한다. 스크린골프에 이어 필드에서도 여고생 돌풍을 이어갈지 기대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