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장 앱 ‘에버노트’의 성공 비법
‘건망증이 심한 사람들의 친구’ 역할을 하는 인기 스마트폰 앱 ‘에버노트’ 사용자가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을 넘어섰다. 필 리빈 에버노트 CEO는 “에버노트는 당신이 뭘 기억해야 할지 떠올리기도 전에 기억하려던 정보를 찾아주는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노트 제공
별일 아닌데 비밀번호를 바꿔야 했던 세계 5000만 명의 에버노트 사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해킹 사고 소식을 알린 에버노트 블로그에는 이내 ‘이게 가장 안전한 방법’, ‘불편하지만 잘한 행동’이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작은 해킹 사고는 쉬쉬하고 넘어가는 데 익숙해진 많은 기업들과 달리 에버노트는 비판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알려 결과적으로 신뢰를 받은 것이다.
○ 하루 평균 10만 명씩 사용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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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한번 에버노트를 쓴 사람들은 “에버노트는 내 두 번째 두뇌”라고 칭찬하며 팬이 되곤 한다. 사용자들이 출간한 에버노트 사용법 책만 한국에서 3권이다. 한국은 에버노트 사용률 세계 5위 국가다. 영어(15권)와 일본어(11권) 도서는 훨씬 많다.
이 서비스를 만든 필 리빈 에버노트 최고경영자(CEO)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에버노트는 인공지능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세상에선 엄청난 양의 정보가 날마다 쏟아져 들어온다”며 “이 정보를 사람들이 다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봐야 하는 것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에버노트가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공지능 기억장치
리빈 CEO는 “최근 선보인 서비스가 이런 인공지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능을 개선한 ‘에버노트 헬로’와 ‘에버노트 푸드’ 앱 얘기다. 에버노트 헬로는 만난 사람의 이름, 연락처 등을 저장하고, 에버노트 푸드는 멋진 식당에서 식사할 때 음식 사진을 찍어두는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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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빈 CEO는 “우리는 빅데이터를 다루지만 빅데이터 회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회사는 사용자의 정보를 마케팅이나 시장 예측 등에 활용하는데 에버노트는 사용자 정보를 저장만 해주지 들여다보지도, 분석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정직하게 행동하고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준다면 돈은 따라오게 마련”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사용량이 많은 소수의 사용자(약 5%)에게 자발적으로 월 5달러(약 5500원)의 사용료를 받는데 이 수입만으로 흑자를 낸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