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리, 고강도 대북제재 결의안 마련… 8일 표결
전투훈련하는 북한군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의 정전협정 백지화 성명 발표 뒤 인민군 병사들이 6일 전투훈련을 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중국도 “대북제재안 잘됐다”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과거 결의안과 달리 금융제재와 불법 거래 차단을 유엔 회원국들에 의무화하면서 제재 수위가 높아졌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금까지의 대북 제재안보다 훨씬 강력하며 범위도 포괄적이다. 이례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결의안의 큰 특징은 회원국의 제재 이행을 ‘권고한다(call upon)’에서 ‘결정한다(decide)’로 바꿔 법적 구속력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결의안에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비판하는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되고 우라늄 농축 핵개발에 사용되는 물품을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을 넣은 점이 특히 주목된다. 안보리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해 온 중국의 기존 방침이 변했기 때문이다. 리바오둥(李保東)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국제사회의 의지에 반하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하고 북한 핵프로그램을 종식시켜야 한다. 우리는 안보리가 채택한 행동을 지지한다”고 분명한 찬성 의사를 밝혔다.
결의안에는 외교행낭 등으로 대규모 현금 밀반입과 밀수 밀매 등 불법 행위를 해 온 것으로 의심받아 온 북한 외교관들을 감시하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 외교관들의 면책특권을 제한해 유엔 회원국들의 외교행낭 검색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북한 외교관들이 사치품을 북한으로 밀수하거나 금융제재를 피해 거액의 달러 뭉치로 대량살상무기나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요트, 경주용 차, 고급 승용차 등이 북한으로의 수출 금지 사치품 품목으로 처음 명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지도부는 해외에서 밀수한 사치품을 권부 엘리트들에게 나눠 주면서 권력을 유지하는 이른바 ‘선물 통치’를 해 왔다. 따라서 이 같은 제재는 김정은 체제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돈줄이 막히는 금융제재도 북한체제에 큰 위협이 된다. 2005년 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는 바람에 2500만 달러의 자산이 동결됐을 때 북한은 발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제재결의안은 무기나 사치품 거래 등에 이용되는 ‘벌크 캐시(Bulk Cash·대량 현금)’를 집중 단속하고 그 운반책도 제재하도록 명시했다. 또 각국이 북한 금융기관의 새로운 지사나 사무소 개소도 금지하도록 촉구했다. 제재를 받는 북한 기업이나 법인을 위해 활동하는 대리인을 추방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불법 화물로 의심되는 품목을 실은 항공기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불허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항공 관련 제재도 구체적으로 처음 적시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유엔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강화와 확산 활동에 강력한 대응 방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