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좋은 노동 나쁜 미술’전
김홍석의 ‘수줍게 악수를 청하는 남자’.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실내로 들어서면 낡은 종이상자와 침낭 같은 ‘허접한’ 재료를 쌓아올린 작품이 나오는데, 이것도 레진과 스테인리스스틸 등 값비싼 재료가 들어간 조각이다. 진짜와 가짜의 혼돈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텅 빈 방에 눈부신 조명만 비춘 작품의 이름은 ‘눈 크게 감고’. 작가와 작품을 빼고 나면 뭐가 남을까라는 의문에서 반어적 제목의 작품이 탄생했다. 붓 대신 걸레와 빗자루로 완성한 대형 회화도 걸려 있다.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미술가 김홍석 씨(상명대 교수·49)의 ‘좋은 노동 나쁜 미술’전에는 능청스러운 유머와 반전의 미학이 숨어 있다. 리얼리티와 픽션, 현실과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교직해온 작가는 자신이 쓴 텍스트부터 타인의 작품비평까지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능숙한 스토리텔러로서 문학과 미술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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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