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협회-경총 방문
아버지가 쓴 휘호 보는 朴당선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무역협회를 찾아 한덕수 무역협회장(오른쪽)으로부터 ‘수출한국의 기수’라고 적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해 한덕수 회장 및 협회 회장단과 티타임을 갖고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난, 기술난, 자금난 등 세 가지 난관을 돌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참석자들이 박 당선인에게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중국마케팅 전문가 육성 △정부와 무역주체들이 함께하는 회의체 도입 등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박 당선인이 다 듣고 난 뒤 종합해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참석자들이 “일본 엔저 정책으로 수출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자 박 당선인은 환율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상징되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앞으로 과학기술과 창의성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를 신설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고,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창조경제를 강조함으로써 미래부 원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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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힘을 합치기 위한 ‘한국형 노사협력 모델’에 대한 구상도 드러냈다. 대화를 통한 상생을 노사문제 해결의 대원칙으로 삼되 ‘노사 자율의 원칙 최대한 존중’과 ‘극단적 불법투쟁 및 잘못된 관행의 개선’을 두 가지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노사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도록 정부가 앞장서 지원하겠지만 노조가 폭력적인 불법투쟁에 나서거나 사측이 잘못된 관행으로 일관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앞으로 경총과 한국노총, 경영자 대표와 노동자 대표와 긴밀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이 두 단체와 노동문제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동시장의 고용 경직성이 강하다는 우려에 대해선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의 주장을 다 고려해서 해법을 지혜롭게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을 내는 것을 크기로 1이라고 한다면 그 1의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접목되고 운영되고 효과를 내는지를 살피는 데 9의 힘을 더하도록 하겠다”며 ‘현장과 괴리되지 않는 정책’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조만간 노동단체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