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등 4곳서 개교 추진
모든 학생이 두 종류의 예체능 활동에 참여하는 ‘1인 2기’는 하나고의 간판 교육 프로그램이다. 서양화 수업(왼쪽)과 그래픽디자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 하나고 제공
포스코는 2015년 송도국제도시 안에 자율고를 세운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지난해 12월 인천시교육청과 자율고 설립에 관한 협약을 맺고 학생 선발 등 세부 운영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제철과 한국수력원자력은 각각 충남 당진시와 경북 경주시에 자율고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해당 도교육청에 제시했다. 한수원 측은 “본사가 경주로 이전할 예정이라 이곳에 자율고를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이 재직자 자녀를 위해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개발하면 지역과 기업의 특성을 살린 자율적인 학교 모델이 생겨날 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사립학교의 모델을 창출하고 질 높은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시도교육청과 지역주민들도 긍정적이다. 대기업이 학교 신설을 대신 맡으면 학교설립 예산과 재정결함보조금 절감액을 다른 일반고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교육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 2곳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에서 삼성이 1곳을 세워줘 보조금 등 지원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임직원 자녀비율을 높이고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길 원하는 기업 측과 지역학생 선발 확대를 원하는 지역주민 간의 견해차는 조율해야 한다. 기존 자율고의 임직원 자녀 입학비율은 포항제철고 60%, 하나고 20% 수준이다.
자율고 설립에 앞서 학생을 충분히 모을 수 있는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충원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혁신도시, 세종시 등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는 곳이 기업들이 자율고를 세우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