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 국수, 연 막걸리, 연 닭갈비, 연 비누, 연 종이, 연 스카프…
진수蓮찬 12일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서 연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과 100여 가지 제품이 전시됐다. 선원사는 15년 전부터 연 보급에 나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12일 인천 강화군 선원면 지산리 선원사(사적 제259호) 연꽃축제장에서 연(蓮)을 재료로 한 음식 전시회 겸 시식회가 열렸다. ‘연 스님’으로 통하는 선원사 성원 주지스님을 비롯해 연과 인연을 맺은 요리연구가, 음식점 주인들이 직접 만든 음식과 100여 가지 제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연의 특이한 효능을 강조했다. 김치, 막걸리 등 발효식품에 연잎이나 연근 가루를 첨가하면 숙성이 잘되고 잘 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고기나 생선류에 연 가루를 뿌리면 비린내와 잡냄새가 제거된다고 한다.
강원 양양에서 연 작목반을 모아 ‘한마음영농법인조합’을 설립한 조규헌 씨(66)는 “연의 인기가 높고 판로가 다양해 농법인 조합원들이 올해 연을 집중적으로 심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경구 전 경기 김포시장은 “시장 재임 시절 쌀 대신 연을 재배한 농가의 소득이 2∼3배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농가에 연을 적극 보급했다”고 소개했다. 전북 순창에서 온 고추장 제조업체 대표는 “연 가루를 뿌리면 된장과 고추장에서 흰 가루와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며 “고추장과 연을 접목한 새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원 스님에게서 연의 특성을 배웠다. 성원 스님은 1998년부터 선원사 앞 논에 연꽃을 심기 시작해 연차, 연근 막걸리, 연 냉면 등의 가공식품을 만들어왔다. 연 재배면적을 10만 m²까지 늘려 매년 여름 연꽃축제를 열었고, 미국에서 열린 연꽃문화축제에도 참가했다. 사찰 내 ‘세계연연구소’를 개설했고, 지난해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에서 ‘연 재배 현황과 이용 증대’라는 논문을 발표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 정보를 총정리한 ‘좋은 연 이야기’라는 책도 펴냈다.
성원 스님은 이날 “10여 년 전 심장 이식수술 대기자로 장애3등급을 받았지만 연을 매일 먹은 이후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됐고 장애도 사라졌다”며 연에 매료된 동기를 밝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