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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도 中企서 근무 대만의 지원책 배워야”

입력 | 2013-01-31 03:00:00

성명기 이노비즈協 차기 회장




“여태까지 중소기업 지원은 물고기를 눈앞에 던져주는 것에 머물렀습니다. 이제 잡는 방법을 알려줘야 할 때입니다.”

최근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성명기 여의시스템 사장(59·사진)은 29일 경기 성남시 본사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여의시스템은 산업용 컴퓨터 전문 기업으로, 그는 여의시스템의 전신인 여의마이컴 때부터 이 분야에 종사해왔다.

성 사장은 중소기업이 당면한 문제로 일할 사람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함께 미래를 꿈꾸고 먹거리를 찾아 나설 양질의 인재가 중소기업에 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뽑은 직원인데도 “대기업에 못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입사했다”며 자조하거나 재직 중인 회사를 ‘대기업으로 옮기기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간주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성 사장은 “조금만 실력이 붙으면 바로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일이 잦고 남아있는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같은 제도 덕분에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이 큰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게 성 사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부품을 대만 중소기업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대만을 자주 찾는데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에 유입되도록 하는 대만 정부의 정책이 부럽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만처럼 국내에서도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들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중소기업도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만들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들이 1, 2년간 중소기업에 파견돼 국책 과제를 함께 다루거나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성남=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