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후보 부동산 의혹
1993년 김 후보자가 공개한 재산 명세에 따르면 마천동 일대 농지 1757m²(약 532평)는 서 여사와 장모 씨(여)가 1974년 12월 30일 공동 매입한 것이다. 장 씨는 “남편들이 알아서 산 땅”이라고 밝혔다. 모 기업의 부사장인 장 씨의 남편은 28일 동아일보 채널A 공동취재팀과 만나 “50년 지기인 김 후보자와 함께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여사는 건설부(현 국토해양부)가 1971년 4월 7일 해당 지역에 도로가 들어선다는 내용의 도시계획을 발표한 지 3년 뒤인 74년 마천동 농지를 매입했다. 서울시는 2004년 이 지역에 위례성길과 성내천을 잇는 도로를 건설하면서 m²당 29만5000원에 땅을 수용했다. 서 여사 지분의 농지 중 679.5m²(약 206평)는 2004∼2005년 수용됐다. 서 여사가 2억 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나머지 199m²는 아직 서 여사가 소유하고 있다. 1993년 재산 공개 당시 이 땅은 9663만 원으로 신고됐으며, 매입가는 명시돼 있지 않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산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100배 가까이 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 후보자가 1993년 공개한 재산 중 1990년 매입한 은평구 갈현동 단독주택(대지 241.3m²·건물 238.5m²)과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충남 부여군 임야(4만7983m²)를 제외한 부동산은 투기 열풍이 불던 1970, 80년대에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당시 김 후보자는 실제로 거주했던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167.1m²) 외에도 △도봉구 쌍문동 임야(173.3m²) △서초구 단독주택(대지 674m²·건물 329.3m²) △인천 중구 북성동 잡종지(232.7m²) △경기 수원시 금곡동 임야(1만7355m²) △안성시 삼죽면 임야(7만3388m²)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다.
이들 토지는 대부분 수십∼수백 배 가격이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갈현동 주택은 매입 당시 시세인 9300만 원의 7배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 안성시 삼죽면 배태리 임야 중 451m²에는 1996년 한국전력이 철탑과 송전선을 건설하며 29세이던 현중 씨에게 토지 이용료 4400만 원을 지급했다. 수원시 금곡동 임야는 2006년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 가족이 그동안 매입한 토지 가운데 2곳이 정부 개발계획에 따라 수용된 것이다.
한편 1998년 군검찰의 병역비리 수사 당시 김 후보자의 두 아들도 내사 명단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석·조건희 기자 coolup@donga.com